issue

[간추린 경제] 불황 속 소주값 내리지만

시사싱싱 2025. 4. 6. 14:06
반응형

 

경기침체 장기화, 소주값 내리지만

 

소주 한 병에 담긴 신호, 지금 한국 경제는 괜찮은가

최근 식당가를 걷다 보면 유독 눈에 띄는 문구가 있습니다. "소주 2000원", "맥주 할인 중".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 여러분도 받으셨을 겁니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를 보면, 외식용 소주와 맥주 가격이 나란히 하락세입니다. 소주는 무려 7개월 연속, 맥주는 4개월째 가격이 떨어지고 있죠.

그런데 단순히 가격이 내린 게 전부일까요?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지금 한국 사회의 소비 구조가 어떤 위기를 겪고 있는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건설업의 둔화, 자영업자의 절규

한 설렁탕집 사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계엄 이후 저녁 손님이 뚝 끊겼어요. 단체 손님은 거의 사라졌고요." 이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건설업이 흔들리자 일용직 근로자들의 씀씀이는 줄었고, 이들은 더 이상 골목 식당에서 저녁 한 끼와 술 한 잔을 소비하지 않습니다.

2025년 2월 기준, 건설업 취업자는 200만 명 선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수년 만의 일입니다. 자영업자들은 주 메뉴 가격은 건드릴 수 없어 결국 마진이 남던 술 가격을 먼저 내리기 시작한 것이죠.

한산한 거리

 

광화문 거리, 텅 빈 테이블

광화문, 안국 일대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점심시간인데도 대형 카페는 텅 비어 있었고, 평소 줄을 서던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에도 손님이 없었습니다. 이 일대에선 매주 주말마다 열리는 시위와 정치적 긴장감이 상권 위축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가계부채와 소비 위축

한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부채 상환 능력이 극도로 낮은 고위험 가구가 38만 6000 가구에 달한다고 합니다. 지방의 주택가격 하락세, 고용 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집을 팔아도 빚을 못 갚는’ 가구가 이 정도 수준이라면, 실질 소비는 더욱 줄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 테마주, 과열의 끝은 누구에게?

이재명, 한동훈, 김동연… 특정 정치인과 이름만 연관됐다는 이유로 일부 기업 주가가 수 배, 수십 배씩 폭등했습니다. 그 결과 개인 투자자들은 무분별한 투기성 매매에 노출되며 심각한 손실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실적이나 펀더멘털보다 ‘이름값’으로 오른 주식은 결국 무너집니다. 매번 반복되는 이른바 ‘폭탄 돌리기 게임’에서 피해를 보는 건 늘 개인 투자자입니다.

불확실성의 세계경제, 트럼프의 한 마디

여기에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까지 더해졌습니다. 베트남산 제품에 46%의 관세가 부과되면서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반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기업들은 관세 면제를 받을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소주 한 병은 싸졌지만

소주는 싸졌지만, 삶은 가벼워지지 않았습니다.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들이 ‘소주 2000원’이라는 표면 아래에서 꿈틀대고 있습니다. 이 신호를 무심히 지나치지 말아야 할 이유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펴야 할 것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그 통계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표정입니다.

 

반응형